유방암, 항암치료가 먼저일까? 수술이 먼저일까? -외과 강은영 교수

조기 유방암 비율이 높은 한국인 유방암

유방암의 치료는 크게 국소치료(수술, 방사선치료)와 전신치료(항암, 표적, 항호르몬요법)로 나뉘며 환자의 특성(연령, 전신상태, 기저질환), 병기, 유방암 아형, 조직학적 등급과 같은 종양의 성격에 따라 다학제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과거 조기 유방암과 수술 가능한 국소 진행성 유방암 치료 절차는 수술적 절제 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보조 요법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연구를 통해 선행 화학항암요법의 효과가 입증되었고 유방암의 아형에 따라 조기 유방암에서도 수술 전 항암요법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A씨 진단 당시 MRI 영상

또한 수술 전 항암요법은 항암치료의 효과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수술로 종양을 제거한 후 보조요법으로 항암치료를 하면 그 항암제가 효과가 있는지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종양이 있는 상태에서 항암치료를 받으면 의사의 진찰과 영상학적 평가를 통해 종양이 잘 줄어드는지 확인할 수 있고 그 항암제의 효과를 평가할 수 있게 됩니다.
항암치료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전이 세포를 없애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술 전후에 시행합니다.
따라서 수술 후 항암치료가 명확하게 필요하다면 절차를 바꿔 수술 전에 진행해도 예후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수술 전 항암요법이 도입된 목적은 수술이 어려운 상태인 국소 진행성 유방암의 범위를 줄여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점차 그 목적이 확대되어 수술은 가능하지만 종양의 크기가 커 전 절제가 필요한 환자에게 적용하기 시작하여 A씨처럼 항암요법으로 종양이 잘 줄어든 후 보존술을 받게 되면 미용적 결과가 향상될 뿐만 아니라 만성통증, 조임 증상과 같은 수술 후 합병증도 감소시킬 수 있게 됩니다.

왼쪽 유방에 혹이 만져져 병원을 찾은 52세 A씨는 삼중음성 유방암 3기 진단을 받고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
당장 수술을 하고 싶었던 A씨에게 담당 의사가 항암치료부터 먼저 권유하자 A씨는 당황했다.
의사는 수술 전 항암치료를 먼저 하는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고 곧바로 항암치료 후 수술을 진행하는 데 동의했다.
항암치료 후 종양은 MRI 영상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줄었고, A씨는 유방을 저장하는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병리학적 완전관해를 진단받은 A씨는 현재 재발 없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수술 전 항암치료로 유방을 보존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방암은 국내 여성암 발생률 1위로, ‘한국유방암학회 유방암 등록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새로 진단된 유방암 환자 수는 26,534명으로 10년 전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주요 발생 연령군은 40대(35.9%)와 50대(30.4%)로 30대 환자 비중도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기 유방암은 1기(IA, IB)와 2기(IIA, IIB), 국소진행성 유방암은 3기(IIIA-C)를 의미하며 국내 조기 유방암 환자 비율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75.3%, 국소진행형 유방암 환자는 약 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유방암학회 자료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의 5년 전체 생존율은 91.2%로 1기 96.6%, 2기 91.8%, 3기 75.8%, 4기 34%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발생률은 높지만 조기 유방암 환자의 비율이 훨씬 높고 다양한 치료제 개발과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생존율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종양의 성질이나 병기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는 유방암

많은 분들이 A씨처럼 수술로 유방암을 빨리 제거하길 희망합니다.
수술 전 항암요법의 목적을 알고 받으세요!
항암치료를 수술보다 먼저 할 경우 혹시 암 덩어리가 커지는 것은 아닌지, 다른 장기로 전이될까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술 전 항암요법은 암의 크기를 줄이고 다른 곳으로의 전이를 더 빨리 방지하기 위해 시행함으로써 그 효과가 입증되고 있습니다.
담당 주치의가 항암치료 중 얼마나 반응하는지 확인하고 드물게 효과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누나수술을 먼저 시행한 후 보조 전신요법으로 진행하는 방향으로 치료계획을 변경하오니 항암치료 대상이라면 안심하고 치료에 집중하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