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 600년 도 지정문화재선정기념 ‘팽팽문화제’

6월 26일 망둥이 마을 팽이버섯 아래에서 팡팡 문화제가 열렸다.
이는 지난해 10월 30, 31일 이틀간 열린 행사의 연속선상에서 8개월 만에 개최된 것으로 군산시의 보호수인 600년 된 팽나무가 전북 지정문화재 148호로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행사는 군산미군기지 우리땅찾기시민모임, 전북민주행동,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민주노총 전북본부 등 18여개 관련단체와 일부 시도의원을 포함한 100여명의 시민이 모인 가운데 개회사, 축사, 경과보고, 망둥이마을과 팽나무이야기, 영화, 아나바다시장을 비롯해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다.

망둥이 마을이 이처럼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일대 209만여 m에 달하는 땅을 국방부가 수용하면서 644세대에 이르는 주민들이 오랜 삶의 터전을 잃고 뿔뿔이 흩어진 데다 이렇게 수용된 47만여 평의 땅이 미군 측에 공여된다는 것을 알고서였다.
이에 따라 이에 반대하는 사회단체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단체행동에 나서게 된 것이다.

실제로 토지의 미군측 공여 문제는 물밑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9년 12월경 한 개인에 의해 우연히 밝혀지는데 도로공사에 근무하는 Y 씨다.
군산 출신이었지만 당시 직장 관계로 고향을 떠나 살던 그는 업무적인 문제로 하제마을을 찾았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상황을 느끼고 관련 기관에 대한 민원 신청으로 사태의 내용과 심각성을 알게 된 끝에 만천하에 공개하면서 문제 제기를 이끌어냈다.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이 땅의 미군 측 공여에 반대하는 것은 제주도 강정해군기지에서 군산 평택으로 이어지는 미군기지는 모두 중국과의 전쟁을 염두에 둔 서해안전쟁벨트라는 데 있다.
종전선언으로 남북 화해와 평화를 도모하기는커녕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남의 영토로 전쟁기지를 확장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미국에 이 땅의 주인으로서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고 당당한 우리의 권리이며 후손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600년 된 팽나무가 그 모든 내용을 담고 있는 상징이 되고 있다.
이 땅이 미군 쪽으로 옮겨지면 작전상의 이유를 들어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어떻게든 팽이버섯을 보호해야 하고, 군산시의 보호수를 넘어 도의 문화재 지정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이에 뜻을 같이한 1차 5000명, 2차 4,800명의 시민과 일부 시의원의 서명을 받아 국방부와 도에 제출함으로써 지정문화재 선정을 이루게 되었다.

최근 조사한 결과 팽이버섯 부근에 500여 평의 기획재정부 소유 땅이 확인됐다고 송미숙 의원이 밝혔다.
이에 따라 군산시에서 매입을 추진하는 한편 국방부 관리지역 토지는 국방부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아 전체를 공원화해 평화를 염원하는 한국의 의지를 반영하고 군산 시민과 이곳을 찾는 외국인에게도 테마가 있는 휴식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취재 갔던 날 밭일을 하러 온 옛 주민이 있어 잠시 얘기를 나눴지만 그는 주민들을 몰아내고 이 땅을 미군에 준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차라리 한국 국방부 관리지역에 갖고 있다가 적당한 시기에 불하해 시민에게 돌려주는 게 가장 합당한 방법이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해마다 이처럼 팽나무 밑에서 전쟁 반대 평화 염원 행사가 열린다는 것을 사실상 담장의 한 중간인 미군부대 측에서 모를 리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어떤 언급도 대응하지 않고 있다.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한국 정부 측과 어떤 협상 카드를 내놓을지 계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땅의 소유자는 우리라는 점이다.
아무리 미국이 우방이고 군사적 대국이라 해도 그 점은 달라질 수 없다.